[해외배낭여행]/동유럽

동유럽 배낭여행(8)-헝가리 부다페스트

budsmile 2010. 12. 28. 13:19

<부다페스트 전경-부다지구>

 

<부다페스트 전경-페스트 지구>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17시 51분 출발한 기차는 다음날 아침 7시 30분경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멈춰선다. 헝가리 방문은 두 번째다. 지난 92년 첫 배낭여행때 이후로 많이 달라져있었다. 경찰제복도 사회주의 냄새를 벗었고, 거리 모습도 좀 더 서구와 가까워졌다.

 

헝가리(Hungary)란 나라는 국명에도 들어가지만 훈족(서양애들인 마쟈르족이라 부르는)이 세운 나라다. 훈족의 기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중국 사서에 등장하는 흉노족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흉노족이 누구인가? 돌궐, 여진, 몽고, 동이와 같은 북방 유목계 민족이며 모두 같은 언어적 속성과 생활습관을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라인의 시조가 흉노족이라는 최근 발표를 놓고 보면 헝가리란 나라가 우리에게 그리 먼 나라만은 아닌 것이다.

 

<부다페스트의 전경>

 

부다페스트는 사실 2개의 도시다. 사진에서 볼 때 도나우강을 중심으로 좌측의 언덕이 많은 곳이 바로 부다지구, 우측의 평지로 된 곳이 바로 페스트지구다. 원래 헝가리의 수도는 부다였지만 상업도시로 발달한 페스트를 병합해 1872년부터 부다페스트로 불리기 시작했다.

 

먼저 부다지구로 간다. 볼 만한 유적지들은 모두 걸어서 접근 가능한 곳에 모여있다. 특히 화창한 여름날 산책하듯 걷기 안성맞춤이다.

 

먼저 보이는 것이 바로 마챠시 교회다. 이 우윳빛 건물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깔끔한 외관을 자랑한다. 마차시는 15세기 헝가리의 부흥을 이끈 위대한 왕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문화를 부흥시켰다는 점에서 우리의 세종대왕에 비견될 만하다. 그의 이름을 딴 이 교회는 한 때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받아 모스크로도 사용되면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양식이 혼재된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모자이크된 타일로 이루어진 지붕외관이 독특하다.

 

 

 

 

 

근처에는 어부의 요새가 있다.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하여 1902년에  완공된 요새다. 이 곳에 '어부'라는 말이 붙은 것 또한 설이 분분하다. 국난을 맞아 어부들이 이 곳에서 나라를 지켰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데, 그렇다면 우리의 행주산성에 비견될만한 곳일 것같다.

 

<어부요새에 자리잡은 성 이슈트반 기마상....헝가리 최초의 왕이다>

 

어부의 요새에는 총 7개의 꼬깔모양의 아기자기한 탑이 솟아있어 환상적이다. 이 7개의 탑은 최초 헝가리가 세워질 당시의 7개 부족을 상징한다고 한다. 신라가 처음 형성될 때 연합했다는 사로6촌이 생각나는 곳이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보는 다뉴브강(도나우강), 그리고 강 건너 저 멀리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국회의사당은 다뉴브강가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물로 고딕양식의 웅장함이 화려하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체인교와 대성당의 모습>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의 모습>

 

 

이제 강가로 내려와 체인교(세체니 다리)를 건넌다. 이 다리는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하는 최초의 다리인데, 밤에 보면 줄에 매달린 전구가 구슬처럼 빛나며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돋보이게 한다. 다리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 폭격으로 무너졌다가 후에 다시 복원된 것이다. 다리의 상징인 저 사자상에는 혀가 없다고 하는데, 이를 뒤늦게 발견한 조각가가 강물로 뛰어들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뒤에 보이는 페스트 지구의 웅장한 건물은 역사박물관이다. 구시가의 중심인데, 역사박물관 외에도 국립도서관, 국립미술관 등이 자리한다.

 

 

이제 페스트 지구로 와서 다시 돌아본 부다지구의 전경......사진이 흔들렸다. 하지만 언덕위의 마챠시 교회와 어부의 성채가 웅장함을 더한다. 비슷한 구도의 프라하 전경과는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까 어부의 성채에서 봤던 국회의사당이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인지 단연 돋보이고 웅장하다.

 

 

이건 국회의사당 근처에 있던 칼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동상이다. 동유럽의 공산체제가 무너진 지 얼마 되지 않았던 92년에 갔을 때 찍었던 사진이다. 물론 그 후 이 동상은 철거되었다. 다시 갔을 때는 보이지 않았으며, 듣자하니 소비에트 시절을 기념하는 별도의 공원을 세워 여기에 전시를 하고 있다 한다.

 

 

구시가의 중심에 있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의 위용이다. 이 건물은 이 근방에서 가장 높은데 이유는 미관을 위해 이 건물 높이 이상으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란다. 내가 갔을 때는 건물 외벽에 뭍은 때를 벗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나중에 인터넷으로 보니 말끔히 청소된 것같다. 성 이슈트반은 헝가리의 초대국왕이며 최초로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한 왕이라 한다.

 

 

<두 번째 갔을 때의 모습이다....완전히 때가 덜 벗겨진>

 

<성당 내부의 제단 중 하나>

 

부다페스트의 샹젤리제라 할 수 있는 공화국 거리는 엥겔스 광장에서 영웅광장에 이르는 거리이다. 특히 영웅광장은 1896년 헝가리 정착 1,0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가브리엘 천사가 조각된 기둥을 중심으로 반원형 열주가 대칭으로 세워져 있다. 기둥 아래에는 헝가리 민족(훈족, 마쟈르족)을 이끌던 7명의 부족장이, 반원형 열주 사이사이에는 성 이슈트반 등 헝가리의 왕들과 민족영웅들이 서있다.

 

 

 

 

영웅광장 인근에는 주로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 예술궁전이 있다.

 

 

제일 아래는 헝가리의 야경을 찍어놓은 엽서다......왼쪽에 마챠시 교회의 첨탑 끝부분이 보이고 오른쪽에 체인교와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아름다움에 취해 체인교 아래 강변의 잔디밭에서 맥주한잔을 하며 야경을 즐기는 기분은 끝내준다. 술기운에 사진을 몇 장 찍기는 했지만 건진게 별로 없다....^^

 

<국회의사당의 야경>

 

 

이제 헝가리를 떠나 크로아티아로 간다. 사실 크로아티아는 구 유고연방이지만 독립과정과 그 이후 보스니아 전쟁을 통해 같은 연방에 소속되어 있던 세르비아와 앙숙이 되었다. 그래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를 연결하는 철도와 국경은 모두 끊겨있다. 그러니 세르비아에 가기 위해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헝가리를 거쳐 멀리 돌아가야만 한다. 한 때 같은 식구였지만,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국제사회를 보여주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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