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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순천만 생태습지

budsmile 2012. 8. 27. 18:29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입구>

 

이번 여름 휴가기간 동안 순천지역으로 놀러갔다. 애들에게 배도 태워주고 게도 잡아줄려고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에 갔는데, 날씨가 왜 이리 더운지......8월 중순인데도 33도가 넘는 폭염이다. 애들은 그늘 찾기 바쁘고 나도 뜨거운 햇빛 아래 완전 녹초가 되어 버렸다. 배는 오전 11시까지만 다닌다고 하여(시기마다 다른데 여름에는 물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11시 이전에만 다닌다고 한다) 결국 배도 타지 못했다. 그래도 바람에 살랑이는 갈대소리가 듣기 좋았다.

 

<순천만 관광안내도>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인 곳이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를 양 옆에 끼고 있는 39,8km의 해안을 따라 120만평의 갯벌이 펼쳐져 있고, 거기엔 또 30만평의 갈대밭이 정말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 서해안갯벌들이 쓸모없던 땅으로 인식되던 20세기 말, 대대적인 간척사업이 벌어졌지만 이 곳 남도의 갯벌들은 공업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남으로써 다행스레 보전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지금은 생태관광지로 변모했다. 지금은 흑두루미 등 세계적 희귀철새가 날아드는 자연의 보고이자, 연간 300만명의 관람객이 찾아오면서 연 1천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보고 있는 지역의 보배이다.

 

<자연생태관의 모습>

 

<자연생태관과 연결된 천문대>

 

순천만이 이렇게 보존될 수 있었던 데에는 '두리'라는 수컷 흑두루미 한 마리가 있다고 한다. 어느날 인근 야산에서 다친 흑두루미 한 마리를 발견한 소년은 이름을 붙여주고 학교에서 키웠다고 하는데, 우연히 학교를 방문한 환경단체 눈에 띄어 이 곳이 세계적 보호조(전세계 약 9,500마리 정도가 남아있으며, 겨울철 월동지는 일본으로 알려져 있다)인 흑두루미 서식지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13년동안 사람손에 길러진 이 흑두루미는 훈련을 거쳐 다시 자연으로 방사되었다고 하고, 이를 계기로 순천만은 습지보호를 개발방향으로 잡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06년 1월에는 람사협약에 가입하게 된다.

 

<습지 관람 안내도>

 

<날씨가 정말 더웠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손잡고 가는 모습이 정말 정겹다^^>

 

<갯벌 초입에 우거진 갈대밭>

 

갈대밭이 정말 사람 키높이 이상으로 우거져 있는데, 바람에 살랑거리며 내는 소리가 듣기 좋다. 갈대밭 아래에는 갯지렁이나, 갖가지 종류의 게들이 지나다닌다. 이 곳은 국내 최대의 갈대군락지인데, 햇빛에 따라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는 모습이 장관이라 한다.(다음엔 꼭 일출과 일몰을 보러 와야겠다~) 그 갈대밭 사이로 뱃길이 나 있다. 마치 티티카카호수에 갔을 때와 비슷한 풍경을 보여준다. 파도치는 호수에서 배가 뒤집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갈대밭사이로 들어가자 얼마나 잔잔해지던지.....갈대의 위력을 그 때 알아봤다^^

 

<갈대밭과 그 사이로 난 수로>

 

<저기 보이는 것들이 죄다 갈대들이다>

 

<타지 못한 배가 정박해있다. 순천만은 어디에서 찍어도 작가포스를 흉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정말 한폭의 그림같지 않은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갈대밭>

 

<지금은 물이 빠진 시기라서 갯벌이 훤히 드러났다>

 

<갈대밭 사이로는 탐방데크가 조성되어 있다>

 

<데크 사이로 보이는 갈대밭과 수로>

 

<데크 중간중간에는 시도 적혀 있고, 사진포인트도 있다>

 

순천만 데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도보 약 40분 거리에 용산전망대라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 역시 더위 먹어 가보질 못해 아쉽다. 다음 번엔 꼭 가봐야지......

 

더위를 먹어가며 부랴부랴 순천만을 둘러본 후 우리는 순천만의 유명한 '짱뚱이탕'을 먹으러 갔다. 갯벌에서 팔딱팔딱 뛰어다니는 이 못생긴 고기는 그냥 미끼없이 낚싯대를 휘 젓는 것만으로도 잡을 수있다고 한다. 순천만이 멀리 바라다보이는 곳에 있는 식당을 찾아갔다. 전라도 식당답게 푸짐한 양, 그리고 입에 딱 달라붙는 인심좋은 반찬들이 허기진 배를 달래준다. 갯벌을 바라보며 시원한 평상에 앉아 과일도 먹고 노닥거리다 시간을 보냈다.

 

<순천만의 갯벌>

 

<순천만의 갯벌......더워서 조개캐는 아낙네들은 보질 못했다>

 

<순천만의 갯벌>

 

정말 멋진 곳이다. 저 곳이 매립되어 시커먼 연기를 쏟아내는 공장으로 바뀌었더라면 어쨌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다. 경제개발 이래로 전라도 사람들은 지역차별때문에 속앓이를 했겠지만, 결국 그 차별이 이러한 복덩이를 준 셈이니 정말 새옹지마 아니던가.....이 멋진 곳이 우리 곁에 영원히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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