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배낭여행]/동유럽

동유럽배낭여행(12)-체코 프라하

budsmile 2011. 3. 29. 16:41

 

슬로베니아 류블리아나에서 프라하까지는 직행기차가 없다. 일단 자정무렵 야간기차를 타면 아침 7시경 비인에 도착하고, 다시 기차를 갈아타서 5시간 가량 가면 정오무렵 프라하에 도착한다.

 

프라하!!!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동유럽 배낭여행의 로망이자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도시의 모델을 보여주는 이름......

 

 

프라하역에서 조금만 걸으면 그 유명한 바츨라프 광장이다. 우리네 광화문 광장이나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 거리처럼 차로 중앙에 형성된 광장이다. 그리고 여기는 '프라하의 봄'의 아픈 역사를 딛고 후일 벨벳혁명이 발생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온갖 꽃들과 한가로이 지나가는 여행객들로 그 옛날의 아픔을 느끼기는 어렵다.

 

 

광장 북쪽 끝까지 간 후 다시 지나온 길을 되돌아봤다. 바츨라프 광장의 남쪽 끝에 국립박물관이 웅장하게 서 있다.

 

 

바츨라프 광장에서 구불구불한 구시가로 들어서서 조금 헤매다 보면 모든 길은 바로 여기, 시청 광장으로 통해있음을 알게 된다. 널따란 광장 중앙엔 체코의 종교개혁가 얀후스의 동상이 서 있다.

 

 

<밤에 찍은 구시가 광장의 야경>

 

광장주변에는 노천카페가 즐비하고 중심건물인 시청과 커다란 첨탑을 가진 몇 개의 교회가 광장의 위계를 잘 나타내준다. 웅장한 틴교회는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멋진 건축물이다.

 

 

시청사 종루까지 걸어올라갈 수 있는데, 여기서 보면 틴교회의 웅장함과 빨간 지붕을 인 프라하 구시가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청사의 천문시계탑, 매시 정각마다 그리스도 12사도 인형이20초가량 나온다>

 

통일된 양식, 그 속에 지루하지 않은 절제된 파격......도시를 고풍스럽게, 그리고 생동감있게 만드는 요소다.

 

 

이제 시청광장을 벗어나 조금 서쪽으로 가면 프라하시내를 가로지르는 블타바 강이 나온다. 그리고 건너편에는 환상적인 풍경의 프라하성이 눈에 들어온다. 프라하성에 가려면 강을 가로지르는 보행전용 다리, 카를교를 건너야 한다.

 

 

카를교를 건너다보니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들어온다. 내 뒤의 커다란 3층짜리 건물은 바로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 나왔던 곳이다. 영화에서는 거의 첫 장면에 톰크루즈의 동료들이 모두 의문의 죽음을 당했던 곳으로 나왔다.

 

 

카를교를 건넌 다음 영화촬영장소까지 가 보았는데, 그 곳에서 보는 시청광장쪽 풍경이 정말 영화세트처럼 멋지다. 좌측의 카를교 서쪽에 있는 것은 화약탑이라 불리우는 구시가 입구이다.

 

 

카를교의 모습도 멋지다. 난간에는 성서와 체코의 역사적 인물 30명의 상이 세워져있다. 다리 하나에도 보헤미안들의 예술적 열정과 미적 감각이 묻어나온다. 다리 위에는 거리의 공연자들과 어울어진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하지만 어깨가 부딪쳐도 누구하나 짜증내지 않을 만큼 이 다리는 사람들을 유쾌하게, 기분좋게 만들어준다.

 

<카를교에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도 많은데, 그 중하나...개를 만지면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개처럼 복종하게 된다는...믿거나 말거나..그래서 사람들이 만진 개만 반질반질하다> 

 

 

드디어 프라하성이다. 카를교를 건너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나는 정문이다. 정문의 조각상들도 생동감이 넘친다. 프라하가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블타바 강에서도 봤던 프라하성 내의 멋진 성비투스대성당이다. 성 안에는 모두 3개의 교회가 있다고 하는데, 랜드마크로서의 이 대성당의 위용은 단연 독보적이다.

 

 

 

 

전체적으로 고딕양식이 두드러진다. 고딕양식의 전형적인 내력벽인 플라잉 버트레스로 처리된 외관

 

 

성당 내부는 스테인드 글라스와 높은 천장으로 처리된 빛의 바다......

 

 

 

성 내부는 너무 넓어 둘러보는 데만도 한참 걸렸다. 9세기에 짓기 시작해 약 500년간 증축과 개축을 거듭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고, 현재도 대통령궁으로 쓰이고 있다. 이 곳에 사는 대통령도 참 행복할 듯싶다.

 

 

프라하성을 나와 황금소로를 찾아가는 길......저 멀리 블타바강이 보인다. 도시는 어디서 봐도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단아한, 기품있는 도시다.

 

 

카프카가 살았다는 황금소로......좁은 골목과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재밌다. 프라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모짜르트 당시의 중세시대 모습을 간직한 곳이 서구에는 없어서 당시 공산국가였던 체코를 간신히 설득해 촬영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모짜르트는 빈에서보다 프라하에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던 스타였다. 여기서 오페라 돈지오반니나 교향곡 38번이 초연되어 흥행을 거두었는데, 특히 교향곡 38번은 지금도 '프라하 교향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구시가에 있는 요상한 호텔...정말 땅콩 호텔이다...>

 

프라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다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는 기차역에서 만난 아저씨가 아파트를 1박에 15불에 대여한다고 해서 왔는데, 취사시설에 깨끗한 욕실이 있어 편안했다. 쌀을 사다가 밥을 하고 상추와 계란, 라면맛나는 스프까지 갖추고 배불리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밤에는 프라하 야경을 보러 다시 구시가에 다녀왔다. 카를교 옆에 강변 노천카페가 있는데 날씨는 추웠지만 따뜻한 차 한잔에 프라하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숙소에서 바라본 프라하성의 모습......케빈 린치는 도시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로 랜드마크, 결절점(node), 통로(paths), 경계(edge), 구역(district)이 있고, 이들 요소가 어우러져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한다고 했다. 그 완벽한 모델을 찾은 느낌이다. 프라하가 모든 사람들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 이 도시가 가진 독특한 아이덴티티는 분명 연구해볼만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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