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에서 저녁 9시 45분에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아침 7시 15분이 되어서야 트루히요에 멈춰선다.
트루히요는 리마에서 약 500km 북쪽에 위치한 페루 제3의 도시이자, 과거 치무왕국의 중심지였다. 치무왕국은 15세기 잉카에 정복당하기 전까지 번성했던 왕국이며 그 중 찬찬유적지는 치무왕국의 9개 치타델 중 가장 보존이 잘 된 곳으로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역시 어도비(흙벽돌)로 지어진 왕궁이었는데, 흙으로 지어진 건물이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았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최근 엘니뇨 현상은 이 유적지를 파괴하고 있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한다.
찬찬 유적지의 메인 광장......널따라면서도 미니멀한...그래서 더욱 엄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압권인 이 광장에서 국가의 중요행사나 제사가 일어났으리라 짐작된다. 저기 멀리 도시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이고 두 명의 파수꾼이 지키고 있다.
약간 오르막으로 경사진 이 길을 따라 입구에 들어서게 된다. 저 두 명의 파수꾼은 참 재미있게 생겼다.
자세히보면 벽도 장식이 되어 있어 세심한 손길을 느끼게 한다.
도시의 통로부분.....벽들이 온전히 남아있었다면 정말 웅장했을 것이다...
마치 햇볕에 녹아버린 듯 남아있는 도시유적 전경......
여기는 신전으로 추정되는 곳인데...부조가 색다르다.....
벽마다 부조가 되어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정형성이 주는 느낌이 꽤 현대적이다.
찬찬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마름모꼴 격자형 통풍창......
이런 기후에서도 다 살아가는 방법은 있다. 저게 온전히 남아있었다면 참 특이한 경관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남아있는 것도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유적지 한 켠에는 희생제사를 지내던 저수지가 아직 남아있다....사실 희생제사는 문명을 저급화시키고 침략의 당위성을 부각시키려는 스페인이 지어낸 환상일 수 있다...그래서 믿기 힘들다....
트루히요에서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또다른 유적지인 태양과 달의 피라밋이 나온다. 모체문명의 중심지로 추정되는 이 곳의 피라밋은 성스러운 산을 굽어보면서 위치해있다. 그 말에 괜히 달라보이는 사막의 바위산......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산이다.
저기 멀리 보이는 게 태양의 피라밋이다. 한 눈에 봐도 굉장히 큰 규모였으리라 짐작된다. 역시 어도비로 지어졌는데 관광객들이 입장할 수는 없다.
태양의 피라밋을 가까이서 본 모습
달의 피라밋 복원도......
피라밋 정상으로 올라가는 램프......여기는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다.
피라밋 정상은 넓고 편평한데 다양한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벽화 중 일부분도 방금 칠한 것처럼 선명하게 남아있다...
내부는 아직도 한참 발굴중이었다....
찬찬유적지에서 트루히요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에스메랄다 신전 유적...조그마한 유적인데 마을 한가운데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찬찬유적지 입장권을 끊으면 주변 유적지가 모두 입장 가능하다.
무지개신전이란 이름의 또 하나 유적......아르코 이리스 신전......멋진 부조가 인상적이다.
부조 상세....
이제 트루히요를 떠나 다시 리마를 거쳐 이제 남쪽으로 내려간다......시간이 남아 아르마스 광장에서 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건다. 한참을 얘기하다 갑자기 이 친구, 버스 시간도 남았으니 자기 집으로 가잔다. 식사대접을 하고 싶다고...처음엔 거절하다 성화에 못이겨 마지못해 일어났는데 자기가 택시를 잡고선 택시값도 나에게 지불하래더니 식사를 하고 나선 식사값을 달라는 거다. 참 기가 막혀서....여행하다 이런 삐끼는 처음 봤다....어쨋든 덕분에 페루가정집과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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