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이니 영묘를 나온 나는 북쪽으로 향한다.
테헤란은 크게 남쪽의 구시가와 북쪽의 신시가로 나눌 수 있는데, 남쪽의 구시가에는 국립박물관과 바자르, 골레스탄궁같은 볼거리들이 즐비하며 복잡한 거리와 서민주거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에 반해 북쪽의 신시가는 고급 빌라들이 모여있는 부촌이다. 밀라드타워는 북쪽 신시가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도착한 첫날, 나는 사드아바드궁을 목표로 하여 북측 일대를 돌아보기로 했다. 남측 볼거리들은 한 군데 모여있어 하루 별도로 날을 잡는게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밀라드타워는 이란의 자랑이다. 지난 2008년 완공되었으며 435m로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송신탑이다.
가까이 갈수록 그 높이가 거대하다. 테헤란 북측에서는 어디서나 이 타워가 잘 보인다. 타워바로 앞에 있는 건물은 테헤란에서 제법 큰 종합병원이라고 한다.
주요 건물에는 어김없이 호메이니옹과 하메네이의 초상이 걸려있다. 밑에는 영어로도 적혀져 있는데, 호메이니옹의 사진 옆에 있는 글귀는 이렇다.....'우리는 위대한 미래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주차를 하고 타워로 이동한다. 히잡을 쓴 여인들이 많이 보인다. 이란에 도착하자 마자 느낀 것이지만, 이란 여자들...상당한 미인들이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조그만 얼굴.....전형적인 아리아인의 특징을 가졌다. 거기에 동양의 피가 섞여 매력적인 아우라를 내뿜는다. 요새 껌 좀 씹는다는 이란 여인들은 새까만 히잡대신 루싸리라는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다. 말 그대로 머리를 감추는 게 아니라 그냥 걸쳐놓는다. 반항이다. 화려한 루싸리를 쓴 여인들은 공들인 화장도 눈에 띈다. 가만 보면 대부분 눈썹 문신은 예사.....진한 화장에 코를 작게 하는 수술도 유행이란다.(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코에 자랑하듯 반창코를 붙인 남녀를 많이 볼 수 있다) 많은 걸 가렸지만, 예뻐지고 싶은 본성은 어쩔 수 없나보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로비에 대기하고 있으면, 시간에 맞춰 가이드가 나와 타워 소개를 한 후 그 때까지 모인 사람들을 타워 꼭대기로 안내한다. 마침 로비에는 어린이 그림대회 입상작들이 전시되고 있어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세밀화의 전통을 가진 페르시아의 요새 경향을 보고 싶었다. 원근감없이 약간 위쪽에서 아래를 내려보는 듯한 세밀화의 전통이 잘 묻어나는 아이의 작품이다.
그림 구경하다 말고 또 눈에 들어온 아름다운 이란 처자.......
어린 아이들 그림은 세계 어디나 똑같다......너무 귀엽다...ㅎㅎ.....이 그림을 보면서 집에 놔두고 온 아이들 생각에 잠시 울적....ㅋ
드뎌 가이드가 나왔다. 멋진 소개가 5분가량 이어진 후 타워로 함께 올라간다.
1층에서 타워 전망대 까지는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고속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먼저 눈에 띈 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송신탑 TOP 10......왼쪽에 있는게 가장 높은 일본 도쿄에 있는 스카이트리 타워...그리고 6번째가 밀라드타워이다......
전망대 바깥에는 안전펜스를 치고 360도 주위를 전망할 수 있도록 해놨다......
타워에서 내려다보이는 테헤란 시내 전경들......인구 천만명의 도시치고 아파트나 고층건물이 많이 눈에 띄지 않는다.....마치 레고블럭처럼 육면체의 진흙색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사실, 집들이 색깔없이 모두 비슷비슷한 것은 이란-이라크 전쟁때문이라고 한다. 색깔이 독특하면 목표물에 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물론, 오래된 경제제재와 낙후된 석유화학공업으로 페인트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도 이겠지만......
여기는 남측과 북측을 잇는 최대의 번화가이다. 도로가 주거지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테헤란의 악명높은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무려 3km에 달하는 지하도로이다.
여긴 테헤란 제일의 부촌 전경이다....
메카를 향한 방향표시도 잊지 않았다.....여기 올라와보니 테헤란이 분지라는게 더욱 명확히 느껴진다. 그래서 스모그도 많다......기름값이 싼 이란에서는 대부분의 집에서 차를 가지고 있는데, 석유정제기술은 발달되지 않다보니 매연도 심하다....누군가는 테헤란에 하루만 있어도 자신이 평생 마셔야 할 매연의 반을 마신다는 뻥을 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참을만했다...여긴 파키스탄 같은 곳에 비하면 차라리 청정지역이다......
마실나온 아이......참 귀엽다...
단란한 가족들....아빠가 사진을 찍고 아이들이 앙증맞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나까지 카메라를 들이대니 더 신났다......
전망대 안에는 갖가지 전통공예품도 팔고 있었다......코란의 글귀를 이용해 배를 만든 작품이 특이하다. 아랍어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글자다......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사람도 있다......모델이 된 아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전통악기점도 있어 들어가봤는데.....기타와 비슷한데 소리가 참 투명하고 청아하다......마음씨좋은 주인장이 허락해서 몇 번 튕겨봤다......가격은 정말 비쌌다......내 기억에 우리돈으로 10만원이 약간 넘는 가격.......
다시 전망대에서 내려왔다......옛 페르시아 동전을 모형으로 만들어놓은 정원.......
저 멀리 알보로즈산맥이 한 눈에 들어온다......5월까지 눈이 내린다는 저 곳에서 테헤란 사람들은 스키를 즐긴다고 한다...저기를 넘어가면 바로 카스피해다......
이제 밀라즈타워를 떠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 사드아바드궁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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