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배낭여행]/아메리카

남미여행(9) - 페루 쿠스코(Cuzco)_두번째

budsmile 2008. 12. 22. 18:22

일요일 아침 8시 반, 어제 여행사 소속 투어차량이 정확히 호스텔앞에 대기하고 있다. 버스엔 열 댓명이 이미 타고 있는데 모두 서양인들뿐이다. 차는 어제 갔던 길을 달려 피삭으로 향했다. 피삭은 일요시장으로 유명한 곳인데 정말 우리네 5일장만큼 시끌벅적하고 유쾌한 곳이었다.

 

시장을 잠시 둘러본 후 피삭유적지로 가는 길......아직 어제 비구름이 가시지 않았다. 그렇지만 공기도 상쾌하고 풍경도 멋지다.

 

 

신성한 계곡 투어 중 가장 먼저 들른 피삭(Pisac) 유적지는 작은 마추픽추라 불리는 유적이다. 작은 산봉우리엔 옛 신전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이 남아있었는데 힘겹게 올라간만큼 풍경도 시원시원하다. 확실히 투어는 이곳저곳 세밀히 내력을 설명해주는 장점은 있다.

 

 

이곳 역시 석조도시다. 무엇에 사용되었을 지 모르는 도시유적이지만 마치 고고학자가 된 기분으로 새로운 유적을 만나는 기분은 분명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천문대로 추정되는 건물터에서......

 

 

피삭유적지 역시 계단식 테라스형 경작지 위에 건설되어 있다. 저 너머엔 우루밤바 강이 흐른다.

 

 

피삭유적지를 지나 올란따이땀보(Ollantaytambo)로 가는 길......유적지 맞은 편의 거대한 바위산은 잉카인들에게 신성한 산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바위산 중턱쯤에 보면 여인의 얼굴이 측면으로 보인다. 바로 잉카의 창조신 '비라코차'의 얼굴로 알려진 곳이다.(잉카인들이 실제 조각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바위산인데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신기한 것은 춘분과 추분을 기점으로 여기에 태양이 지나간다는 것이고 올란따이땀보 유적은 바로 태양신을 모신 신전이라는 것이다.

 

성스런 바위산 밑에는 올란따이땀보 마을이 보인다. 'ㅁ'자형 주택이 그 시대의 주거형태를 보여준다.

 

 

측면 얼굴 모습이 보이는가?  밑에서 올려다 보기엔 큰 크기가 아니지만 눈과 코, 입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태양신전을 올라가려면 역시 계단식 경작지를 올라가야 한다. 이 곳은 케추아어로 '여행가방'이란 의미라는데, 스페인에 대한 잉카의 마지막 항전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테라스 꼭대기에 올라서서 본 모습...천혜의 요새답지 않은가?

 

 

태양신전에 있는 거대한 석조물......아까 바위산에서 옮겨온 바위라는데...한 개의 무개만 50톤이 넘는다고 한다. 6개의 바위를 마치 원래 한개의 바위였던 것처럼 짜맞추었는데 틈하나 찾을 수 없다......바퀴나 문자가 없었던 잉카인들이 이 돌들을 어떻게 가지고 왔을지........

 

 

올란따이땀보 유적지에 있는 수로의 모습......마르지 않고 흐르는 생명수로 지금도 주민들에 의해 이용되고 있다.

 

 

마지막 유적지는 친체로(Chinchero)다. 원래 잉카의 중요한 신전유적지가 있던 곳인데 스페인인들이 이곳을 파괴하고 성당으로 만들었다. 매우 볼품없는 성당으로......그래도 아직까지 하부엔 당시의 유적 일부가 남아 있다.

 

 

성당엔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성당 앞 마당에선 잉카의 후예들이 민예품을 팔고 있다. 참 순박한 사람들이다. 흥정도 하고 사진도 같이 찍으면서 오늘의 계곡투어를 마친다.

 

 

쿠스코 시내에 있는 산토도밍고 교회다. 역시 잉카의 태양신전 '꼬리칸차'가 있던 곳인데 이를 허물고 지은 성당이다. 다행히 유적의 많은 부분이 남아있다.

 

 

입구에서 보면 허물다 만 신전의 기단 일부가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예전 대지진때 성당은 무너져서 복원됬지만 잉카신전은 멀쩡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성당 안에는 아직 잉카의 태양신전 흔적이 남아있다. 그 시대엔 이 벽들이 모두 황금으로 마감되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스페인인들이 모두 가져갔지만......

 

 

갇혀버린 신전의 모습이 처량하다.

 

 

성당 중정의 모습......

 

 

잉카신전의 석축은 위에서 봐도 신기할 따름이다. 돌을 자유자래로 다루는 솜씨는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산토도밍고 성당에서 바라본 쿠스코

 

 

쿠스코 거리엔 잉카의 흔적을 가진 골목길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중 산로렌조 거리에는 당시의 석축이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여기에 바로 그 유명한 12각의 돌이 있다.

 

 

바로 요거......꼭지점을 12번 내어 다른 돌과 맞추었다......이젠 그러려니 할 만도 하지만 언제나 봐도 신기하다.

 

 

아르마스 광장의 성당......

 

 

광장 주변에 유난히 구걸하는 아이들이 많다. 서글프다. 위대한 유산을 남긴 선조들의 후예들은 그 유산을 보러오는 돈많은 관광객들에 붙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

 

그러나 아이들은 참 해맑다. 처음엔 조잡한 물건이라도 하나 팔 요량에 나에게 접근하지만 이내 그 사실을 본인들도 잊어버린다. 그리고는 나에게 농담을 걸고 장난을 치고 웃고 사진찍어달라하고......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 쿠스코에서의 마지막 밤......나의 하루는 아르마스광장에서 위대한 잉카의 후예들과 함께 마무리했다.

 

 

이제 쿠스코를 떠나 남쪽으로 간다. 티티카카호수를 거쳐 볼리비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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