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배낭여행]/중동

이란배낭여행(5) 이스파한 - 페르시안블루가 아름다운 이맘모스크

budsmile 2013. 11. 29. 18:13

이맘광장을 배회하고 있으니, 어느덧 모스크들이 문을 여는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먼저 남쪽에 있는 이맘모스크부터 방문했다.

입장료는 10만리알....겉에서 보기에도 일부가 수리중이었긴 하지만, 내부 중정은 완전히 텐트같은 천으로 천장을 덮어놓아 아쉬었다.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페르시안블루는 눈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이맘광장의 축과 메카방향 축이 달라 모스크의 돔이 묘한 방향으로 뒤틀려있다. 그 묘한 긴장에서 역동성이 느껴진다.

 

 

모스크의 입구는 이맘광장의 4변을 구성하는 상점들의 아케이드에서 조금 후퇴되어 형성되어 있다. 모스크와 시장이 바로 연결될 수 없지는 않은가? 성과 속의 분리는, 이 후퇴된 공간에서 전이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어두운 시장에서 갑자기 밝은 빛이 쏟아지는 공간으로의 급격한 변화를 통해.....

 

사진에 보이는 것은 모스크 입구에서 바라본 시장입구이다.

 

 

입구의 화려한 아라베스크 문양이 보기만 해도 어지럽다. 벽 아래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대리석 의자......

 

 

입구 쪽 이완의 모습이다. 이완(Iwan)은 볼트를 반으로 쪼갠 듯한 아치형 지붕인데 그 곡면을 보통 이슬람 모스크에서는 종유석 혹은 벌집형태로 장식을 한다. 그 세련된 아름다움에 기가 팍 죽는다.....

 

 

입구에 들어서 복도를 조금 지나면 중정으로 가는 길이 트이며 반대편에 주기도실이 보인다. 수리중이라 텐트가 쳐져 있어 공간감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약간 서운했다. 바닥도 예의 페르시안블루 타일이다.

 

 

공사중이어서인지, 주기도실을 바라보는 쪽으로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조금 더 걸어가 중정의 측면에서 중정으로의 입장이 가능하다.

 

 

중정으로 나오니, 주기도실을 덮고 있는 웅장한 돔이 바로 눈앞이다. 이곳은 원래 왕(샤)을 위한 모스크였으나, 호메이니혁명 이후 이맘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알리 악바르가 설계한 모스크는 1611년 착공되어 18년만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42미터 높이의 미나렛이 웅장하다.

 

 

성소가 있는 주기도실로 가는 도중 벽에 써져 있는 글씨를 본다. 예전에는 국민들에게 이런 식으로 방을 붙였다고, 아니 새겼다고 한다.   

 

 

서측에 있는 기도실에 들러본다. 돔에 그려진 문양을 올려다보다가 눈이 핑핑 돌 지경이다.

 

 

회랑을 따라 주기도실쪽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이 모스크에만 47만여장의 채색타일이 쓰였다고 하는데, 가까이 볼 때 복잡하게 보이던 문양도 이렇게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통일감을 준다.  한 켠에 쌓인 카펫트는 기도할 때 쓰이는 것이리라......

 

 

주기도실 양옆에는 원래 이슬람신학교(마드라세)로 쓰이던 공간이 있다. 이 곳 역시 아름다운 문양이 사로잡는다. 우리나라 궁궐과 사찰에서 쓰이던 단청이 바로 이 이슬람의 아라베스크 문양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주기도실로 들어가본다. 무려 1만명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이스파한 최대의 모스크답다.

 

 

주기도실에 들어가면 맞은편 벽이 움푹 들어간 것을 보게 된다. 바로 미흐랍이다. 메카를 가르키는 방향......무슬림들은 그 벽을 향해 절을 하게 된다. 이슬람교는 신과 인간사이에 어떠한 매개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성직자나 교황같은 존재가 없다. 어느 누가됐건, 신은 모든 인간과 1대 1의 관계를 맺는다고 본다. 그래서 기도도 어느 누구의 설교나 강론을 용납치 않는다. 그건 순전히 코란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신심을 따를 뿐이다.(그리고 바로 그것이 신이자 신의 아들이라는 예수와 그 대리 집행자인 교황을 따르는 기독교와 충돌되는 지점이다)

 

 

미흐랍 바로 옆에는 민바르라는 계단이 있다. 성직자는 없어도 기도를 인도해주는 사람은 있는데, 그가 올라서는 곳이다. 이맘모스크의 민바르는 옥돌을 통으로 깎아 모두 14계단을 만들었는데, 이는 시아파가 존경하는 12명의 이맘과 모하메드, 1대 이맘 알리의 처를 의미한다고 한다.

 

 

건축가는 치밀한 수학적 능력과 공학적 기술을 이 모스크에 접목시켰는데, 돔 아랫부분 색깔이 다른 바닥재에 서서 말을 하면 모두 일곱번의 메아리가 공명되며 모스크안에 운집한 1만명의 귀에 파고든다. 이는 천장의 돔을 이중으로 만들어 계산해낸 결과인데, 밖에서 보이는 페르시안블루의 돔의 높이는 54미터, 안쪽에서 바라본 돔의 높이는 38미터로 그 사이 공간이 소리를 울리게 만드는 것이다. 히잡을 쓴 이란 아줌마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벽 모서리 부분의 디테일이다. 역시 옥을 통째로 깎아 만든 모습이다.

 

 

돔을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천상으로 빨려올라갈 듯한 황홀한 느낌......

 

 

주기도실을 나와 동측 부속실로 갔다. 부속실의 기둥인데, 중간에 납을 넣어 지진에 강하게 만들어놨다. 일종의 내진공법......

 

 

부속실에는 커다란 절구같은 게 있었는데, 도무지 용도를 알 수가 없다.

 

 

이 부속실 역시 시아파의 신학교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다시 중정으로 나왔다. 파란하늘이 눈부시다. 그 파란하늘을 찍어 바른 것만 같은 모스크의 페르시안블루가 탐스럽다. 북측 입구를 바라본 모습......중정엔 장방향의 작은 연못이 있다.

 

 

입구 부근에 있는 이 사무실같은 공간들은 신앙상담실같은 곳이라고 한다......자물쇠는 굳게 닫혀있는데, 목재로 만든 창살무늬가 우리네 사찰의 창살무늬와 같아서 친근하게 느껴진다.

 

 

다시 입구로 나온다. 빛과 어둠의 조화......

 

 

밖에 나와 입구쪽 이완을 살펴보다가 놀라운 문양을 하나 발견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쳤을 문양......바로 입수쌍조문(나무를 가운데 두고 양옆에 새가 있는 형상)이다......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에서 아라베스크문양 가운데 박힌 생물의 문양이라니......도대체 저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그런데 더 기막힌 것은 바로 이 입수쌍조문이 경주에도 있다는 것이다. 신라와 페르시아와의 관계를 말해주는 유물 중 하나......이란의 대서사시 '쿠쉬나메'에서는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로 건너가 신라공주와 결혼하는 얘기를 담고 있다. 경주 괘릉의 무인상, 폴로와 닮은 격구경기, 황남대총에서 나온 페르시아 유리잔 등등은 신라에 남아있는 페르시아의 흔적이다. 그 오래전부터 우리와 이란은 가까운 사이였던 것이다. 당시 페르시아에서 신라는 지상낙원의 유토피아였다고 한다. 한 번 그곳에 가면 사람들이 나오질 않았다고 한다.

 

 

이란과 우리의 오랜 역사를 생각하며 발걸음을 셰이크로폴라 모스크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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